前不見古人 : 앞선 옛 사람들도 볼 수 없고

後不見來者 : 나중 올 이들도 볼 수 없는데

念天地之悠悠 : 자연의 아득함을 생각하매

獨愴然而涕下 : 홀로 슬퍼 눈물 떨군다.



 이 시의 압권은 ‘悠悠’에 있겠지요? 유유자적에 쓰이는 그 유유입니다만, 여기서는 한가롭다는 그 뜻이 아니라, 대표 훈인 ‘멀다’, 또는 ‘아득히’의 뜻으로 쓰인 것입니다.

 5언으로 된 앞 두 구는 인간사의 아득함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조선의 퇴계 선생도 〈도산십이곡〉 중 제9곡에서 “古人(고인)도 날 몯 보고 나도 古人(고인) 몯 뵈. / 古人(고인)을 몯 뵈도 녀던 길 알패 잇내. / 녀던 길 알패 잇거든 아니 녀고 엇뎔고.”라고 성인의 길에 이르는 공부를 열심히 하자고 노래하면서 고인을 못 본다고 하셨지요. 그렇습니다. 우리는 아무리 보고싶어도 함께 살던 부모마저 누구나 100년 안에 못 보게 됩니다. 하물며 수많은 선인들이야 말할 것도 없지요. 그렇게 미래의 후예들 또한 볼 길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천지간의 일들이 悠悠할 밖에요.

 눈물이 날 밖에요.


 당나라의 조담(趙儋)이 진자앙의 정덕비(陳公旌德碑)에 이 시가 쓰일 무렵 벌어진 일을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진자앙이 東征(거란군 토벌)을 나간 후 무유의(武攸宜)의 군막에 참여했는데, 승리를 위한 계책을 諫한 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일 때문에 파직당하고 서기가 되었다. 이로 인해 薊北樓(계북루, 유주대의 당나라 때 이름)에 올라 연나라․조나라의 옛일을 생각하며 느낀 바 있어 주르륵 눈물을 흘리면서 강개한 마음으로 悲歌를 부르니, 일시에 傳誦되어 천하에 그 노래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 송재소, 최경결, 이철희, 강지희, 김령죽, 최영옥 역주, 《역주 당시삼백수 1(전통문화연구회, 2012년 초판 3쇄) 140쪽

Posted by dalgial
T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