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17일, 경주시 배반동 산66-1,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93호

#1. 등산
젊은 남자 둘이 겨울 산을 오르고 있다. 눈이 많이 쌓였다. 상당히 가파르다. 등산 실감나게 카메라 들고 등거리 유지하며 찍는다. 
기사 : (숨 가빠하며, 지나친 '헉헉'은 아니다) 이거 등산화로 갈아신고 올 걸 그랬다.
진사 : 그러게. 생각보다 가파르네. 

#2. 돌부처 대면
돌부처 측면에서 돌부처, 두 남자, 돌부처가 바라보는 들판을 광각으로 모두 담는다. 기사는 합장 삼배하고 있고, 진사는 이리저리 움직이며 사진 찍는다.
진사 : (으스대지는 않으면서) 이거 해가 산 저쪽에 있어서 영 어둡네. 사진은 빛이 제일 중요하거든. 내가 얘기했나?
기사 : (노골적으로 아니꼬운 표정을 지으며) 두 번만 더 들으면 삼천 번이거든.
진사 : ('홍' 하는 표정을 지은 뒤) 그래? (뒤돌아 두 발짝쯤 내려가다) 안 되겠다. 얼굴 좀 가까이서 찍어야겠다.
기사는 전혀 관심없는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내려가기 시작한다. 

#3. 후레시 터뜨리는 진사
2씬보다 돌부처 쪽으로 더 다가간 진사, 두어 방 찍고 액정을 확인한 뒤 뭔가 아니라는 표정을 짓고는 다시 사진을 찍는다.(디지탈이니까) 후레시 올라가고 터진다. 찰칵찰칵

#4. 하산
젊은 남자 둘이 겨울 산을 내려가고 있다. 카메라 하나는 그들 위쪽 산길에서 같이 내려가며, 하나는 아래쪽에서 부처와 그들을 모두 담는다.
진사 : (잠시 걸음을 멈추고, 카메라 액정을 보면서) 야. 이 부처는 좀 얼굴을 좀 찌푸리고 있는 것 같지 않냐?
기사 :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니 마음이 그래서 그래.
진사 : (여전히 선 채, 고개를 갸웃하며) 아닌데. 나 기분 엄청 좋은데. 먼 길 와서 이런 부처도 뵙고 호강이고 영광인데?
기사 : (여전히 앞만 보며 슬슬 내려가면서) 니가 아까 후레시 터뜨렸잖아.  
진사 눈길에 찍 미끄러지고 부처가 굽어보는 들녘 시원하고 하늘 푸르고

초면이라 눈은 덜 웃으면서 눈썹과 볼로 웃어주다

찡그리다

미끄러진 모습이 재밌어서 환하게 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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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g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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