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

푸나무/살아있다 2011. 5. 18. 04:24

2011년 4월 28일, 서울 서부트럭터미널, Crepidiastrum sonchifolium (Bunge) Pak & Kawano와 Ixeris chinensis (Thunb.) Nakai(고들빼기와 노랑썬슴바귀)

트럭터미널이라 타이어를 뒷담으로 두르고 고들빼기와 노랑선씀바귀가 어울려 꽃을 피웠다. 타이어 높이까지 우쭐한 것이 고들빼기이다. 

평화로운 저들의 공존을 보며
빈 라덴 가문과 미국을, 남북을, 영등포의 '집창촌' 여성들을, 서태지와 이지아를, 이명박과 박정수를 생각해 본다.

창백한 푸른 먼지 하나, 지구
보이저 1호가 저 먼 우주로 사라져가면서 눈을 돌려 마지막으로 남긴 사진에 담긴, 작은 점.

그러나, 우리 하나하나는 또 소우주가 아니더냐. 

하지만, 초록이 동색이라도 고들빼기와 노랑선씀바귀는 엄연히 다른 것. 알고 보면 얽힌 뿌리와 부딪히는 이파리들이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지. 저렇게 바람에 하늘거리며 어울려 있어도.

같은 하늘을 이고 있다고 같이 살아가는 것은 아닌 것이다. 
공존은 허울이다.
쥐 그림 하나 못 그릴 바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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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g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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