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破山河在 : 조정은 망했어도 산하는 여전해

城春草木深 : 성에는 봄이 와 푸나무가 우거졌네

感時花淺淚 : 시절이 고달프니 꽃만 봐도 눈물이 줄줄

恨別鳥驚心 : 이별이 한스러워 새에도 놀라는 마음

烽火連三月 : 봉홧불이 석 달이나 이어지니

家書抵萬金 : 집에서 온 편지는 수만금의 값어치

白頭搔更短 : 흰 머리는 긁으니 자꾸 빠져서

渾欲不勝簪 : 다 모아도 비녀를 못 이기네



 아마 안사의 난이 벌어진 때겠지요? 당 현종이 그 애닳아 하던 양귀비와도 헤어져 끝내 양귀비를 잃고 말았던 '國破'의 때가요. 황제도 뭣 빠지게 도망치고 지 마누라도 건사치 못하던 때이니 두보를 비롯한 일반 백성들의 고난은 오죽했겠어요.

 봄이 왔건만, 석 달째 전쟁 났다는 봉홧불은 오르고, 간신히 받은, 집에서 온 편지는 정말 만금을 줘도 아깝지 않았을 것입니다. 식구들 걱정에 머리는 새다 못해 빠지고, 묶을 만큼도 안 남았군요.

 봄꽃을 보고도 눈물을 흩뿌리는 두보의 모습이 미어집니다. 전쟁은 정말 끔찍한 것입니다. 애달픈 반전(反戰)의 시라 하겠습니다.

Posted by dalg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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