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14일, 경기도 하남시 교산동 55-1, 보물 제981호

춘궁동 마애불을 먼저 보고 싶어 고골낚시터 지나 다보사 옆 동사지까지 갔으나, 석탑 둘을 보았을 뿐. 다보사 스님에게 물어 보니 교산동으로 가라 하고, 하남시 문화관광팀인가에 물어 봤더니 심지어 춘궁동이 교산동과 같다며 춘궁동 마애불이 태평이년명 좌상이라고 우겨 대었다. 거주민과 문화재 담당자가 똑같이 춘궁동 마애불의 존재를 모르니, 나그네야 허탈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왜 우릴 거부하셨을고.

네비에 선법사를 찍고 가면 된다. 보물이니 여기저기 안내도 잘 되어 있다. 큰 훼손 없이 잘 계신다. 연대를 추정할 수 있는 글이 새겨져 있어 사료의 가치가 크다고 한다. 고려 전기 불상이다. 연꽃 좌대도 섬세하게 잘 보이고, 광배를 둘러싼 불꽃도 선명하게 이글거린다. 지긋이 눈을 감고 있는 표정은 엄숙하지 않아 편안하다. 코가 닳아서 입이 좀 튀어나와 보이는데, 권위일랑 내던진 모습이다. 잘 삐치고 푸는 동네 아저씨처럼 평범하며 친숙하다. 아닌듯 슬며시 웃고 있는 모습이 참 푸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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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g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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