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가 된 듯 가지 않을 것 같이 더운 여름이
갑자기 사라지고
월요일에 가을이 왔다.
반팔 입고 나갔다 빗방울마저 내려
잔뜩 오그라들었다.
이 가을의 한 모습을
돌아가신 오규원 시인이 이렇게 남겼더라.
잎이 가지를 떠난다 하늘이
그 자리를 허공에 맡긴다
-<나무와 허공>, 《두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