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6일, 나주시 봉황면 만봉리 361,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64호

같은 면 철천리에 있는 석조여래입상과 마애칠불상에 비해 이 돌부처는 좀 소홀한 대우를 받는다. 철천리 돌부처들은 보물이고 큼지막한 절 안에 고이 모셔져 있지만, 만봉리 돌부처는 조립식 건물 한 칸짜리 절 옆에 그저 있다. 철천리 입상이 훨씬 우람하고 얼굴도 근엄하여 할아버지 부처라 불리고, 이 만봉리 돌부처는 아담하여 할머니 부처라 불린다는데 그 말이 딱 맞다. 노인들 보면 목소리며 얼굴이 남녀 구분하기 어렵게 비슷해져 가는데, 딱 이 돌부처가 여성호르몬 나오지 않은 지 꽤 된 할머니 모습이다. 뽀글뽀글 파마랑 정착하지 못한 허연 분, 붉은 입술로 할아버지랑 구분하게 되는 평범한 할머니. 은은히 인자하게 웃고 계신데, 선명한 육계, 백호와 어깨에 닿을 듯 큰 귀에도 불구하고 영락없이 할매다. 좁은 어깨랑 아담한 어깨에서 느낄 수 있듯 전혀 위압적이지 않다. 푸근하다. 늘 그리웠으나 엄청 짰다 싱거웠다 왔다갔다 하는 밥상을 턱 내놓으실 것만 같다. 허허 웃으며 내새끼 왔냐 안아 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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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g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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